서울 신당동 ‘잇츠미 모래놀이 상담센터’ 김소연 원장, ‘공감의 힘으로 치유의 장을 열다.’모래놀이로 감춰진 마음의 상처를 치유하다
서울 중구 신당동의 '잇츠미 모래놀이 상담센터'는 우리 사회에서 점차 새롭게 주목받고 있는 상담 방식인 모래놀이 치료를 제공하는 특별한 공간이다. 이곳을 운영하는 김소연 원장은 유아교육학 박사로, 다양한 내담자들에게 모래놀이를 활용한 상담을 통해 내면의 상처를 치유하는 데 전념하고 있다. 이 상담센터는 어린이부터 성인까지 폭넓은 연령대가 이용할 수 있도록 설계되었으며, 단순한 상담실의 틀을 넘어서는 맞춤형 상담을 지향한다.
김 원장은 유아교육을 전공하던 시절, 기존의 상담 방식에서 모래놀이가 가진 치유의 힘을 발견하고 이를 심도 있게 연구하기 시작했다. “저는 유아교육 박사로서 모래놀이 자격증을 여러 개 취득했어요. 그래서 상담실을 개설할 때 모래놀이를 타이틀에 넣고, 그 부분에 중점을 두게 되었습니다. 일반적으로 모래놀이 상담은 어린이들만의 프로그램으로 생각하시지만, 실제로는 3세부터 성인에 이르기까지 널리 활용할 수 있어요.” 김 원장의 설명이다.
실제로 이곳에서는 3세 이상의 유아부터 부모, 심지어 어르신까지 다양한 세대가 함께 모래놀이 상담을 받으며 서로의 마음을 이해하고 치유하는 특별한 경험을 공유한다. 김 원장은 이를 통해 남녀노소가 모래를 매개로 내면의 감정을 표현하고, 무의식의 깊이 속에 숨겨진 문제를 드러내어 해결할 수 있다고 믿고 있다. 그녀는 특히 청년들이 모래놀이 상담을 통해 얻은 효과를 바탕으로 시골에 계신 부모님을 모시고 와 함께 상담을 진행한 사례를 예로 들며 모래놀이가 다양한 연령과 관계에 걸쳐 효과가 있음을 설명했다.
김 원장은 이 같은 상담의 효용을 더욱 강화하기 위해 센터의 환경과 구조에도 많은 신경을 쏟았다. 이곳은 일반 상담실과는 달리 부모 대기실이 따로 나누어져 있지 않고 한 공간에서 모두가 치유의 시간을 가질 수 있는 맞춤형 상담 공간으로 설계되었다. 특히 내담자들이 편안하게 상담을 받을 수 있도록 공간 배치와 소품 배치에 세심한 주의를 기울였다. 김 원장은 “미국에서 상담을 공부할 때, 쇼파에 앉아 상담을 받았던 것이 저에겐 굉장히 인상 깊었어요. 그런데 한국에서는 대부분의 상담실이 그런 방식이 아니라 마치 학교의 교무실처럼 딱딱한 구조로 되어 있죠. 그래서 이곳에서는 상담자와 내담자가 편안하게 대화할 수 있도록 가구의 높이와 위치를 맞추고, 모래놀이 공간 역시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도록 조정했습니다”라고 설명했다.
김 원장은 상담의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내담자와의 공감을 매우 중요하게 생각한다. 그녀는 어린 시절 큰 화상 사고를 당한 후 장기간에 걸쳐 수십 차례의 수술을 받으며 신체적, 정신적으로 큰 고통을 겪었다. 이러한 경험이 그녀로 하여금 타인의 아픔에 대한 공감 능력을 자연스럽게 키우게 했다. 김 원장은 “제가 유아 시절에 받은 화상은 제 인생을 바꿔놓은 사건이었죠. 저를 담당했던 서울대병원의 주치의 선생님께서 저를 매우 따뜻하게 대해 주셨고, 그 덕분에 병원이라는 공간이 오히려 저에게 안식처가 되었어요. 성인이 되어 미국에서 화상환자 상담 프로그램을 접했을 때는 큰 충격을 받았어요. 화상을 입은 환자들도 PTSD를 겪는 군인들과 동일한 수준의 상담치료가 필요하다는 내용을 알게 된거죠. 그때부터 상담의 치유적 힘에 대해 깊이 생각하게 되었어요.”라며 상담가로서의 길을 결심한 계기를 설명했다.
그녀의 상담실에서는 언어로 표현하기 어려운 감정과 무의식 속 억압된 감정을 모래놀이를 통해 드러내는 과정이 진행된다. 김 원장은 “내담자가 모래 위에 피규어를 배치하고 스스로 이야기를 나누면서 자연스럽게 마음의 방어 기제가 해제됩니다. 모래놀이의 매개체를 통해 마음 속 깊은 곳에서 올라오는 감정을 표출하게 되는 거죠.”라며 모래놀이의 강점을 강조했다.
실제로 김 원장은 한 아이를 대상으로 수개월 동안 지속적으로 상담을 진행하며 신뢰 관계가 형성되었고, 그 결과 아이의 정서적 안정이 크게 향상되었다고 밝혔다. “성인들이 주로 언어를 통해 감정을 표현하는 것과 달리, 유아들은 모래놀이를 통해 자신이 느끼는 것을 자연스럽게 표현합니다. 이러한 과정에서 유아들이 스스로 내면의 감정과 문제를 탐색하며 해결의 실마리를 찾는 힘을 기르는 것을 지켜볼 수 있습니다.”라며 유아 상담에 대한 확신을 덧붙였다.
김 원장은 현재 다양한 사회 기관과 협력하여 모래놀이 상담 프로그램을 확대하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올해 서울 중구청으로부터 ‘내일 같이 챌린지’ 프로젝트 지원을 받아 취약계층 아동의 사회성을 증진시키기 위한 그룹 상담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굿네이버스나 보육 정보센터 등 다양한 기관과 협력하고 있다. 그녀는 특히 취약 계층 아동의 사회성과 정서 발달을 돕는 그룹 상담 프로그램이 큰 성과를 거두었다고 평가하며, 앞으로는 더 많은 어린이집과 유치원에 찾아가 상담을 제공함으로써 일상 속에서 아이들이 상담을 접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고자 한다.
김 원장은 상담이 모든 이들의 삶 속에 스며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람들은 아직도 상담을 병 치료의 과정으로만 생각하는데, 상담은 그저 마음을 편안하게 해주는 공간입니다. 상담실이 병원처럼 무겁고 엄숙한 장소가 아니라, 일상에서 누구나 편하게 다가갈 수 있는 공간이 되었으면 합니다. 상담실은 조금 힘들 때 들러서 마음을 털어놓고 다시 가벼운 발걸음으로 일상으로 돌아가는 곳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라며 내담자들이 상담에 대해 더욱 친숙하게 다가가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김 원장은 부모들에게도 아이와의 감정적인 소통과 공감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녀는 “아이들은 공감받지 못하면 계속해서 자신의 감정을 설명하려 합니다. 그래서 공감을 받지 못한 채 성장하면 더 깊이 마음을 닫게 되죠. 부모님들께서는 힘들겠지만 아이가 공감받는 경험을 할 수 있도록 노력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라고 조언했다. 아이가 자신의 감정을 충분히 공감받은 경험이 쌓일 때, 그들은 스스로 안정감과 자신감을 갖추고 건강한 어른으로 성장하게 된다고 그녀는 확신했다.
김 원장의 잇츠미 모래놀이 상담센터는 상담을 일상의 공감과 치유의 장소로 자리 잡게 하고, 많은 이들이 자신의 감정에 집중하고 성장할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그녀는 앞으로도 더 많은 이들이 모래놀이를 통해 상처를 치유하고, 스스로의 삶을 더욱 풍요롭게 만들어 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김소연 원장의 모래놀이 상담센터는 오늘도 각자의 속도와 방식으로 상처를 치유하며 성장을 위한 여정을 이어가고 있는 듯 하다. 또한 인터뷰 과정에서 상담이 단순한 치료의 과정이 아니라, 내담자의 삶을 가볍게 만들어주는 따뜻한 여정이 될 수 있음을 느낄 수 있었다. 그녀는 어린 시절의 아픔을 통해 타인의 상처를 깊이 이해하는 힘을 얻었고, 이를 모래놀이 상담을 통해 표현하는 모습에서 진심 어린 공감이 전해졌다. 상담이라는 작업이 얼마나 많은 이들에게 위안과 힘을 줄 수 있는지를 다시금 깨닫게 된 시간이었다. <저작권자 ⓒ 매경파이낸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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