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은행 3사 중금리 대출비중 자본규모 대비 일정수준 제시 대출이동제 범위확대도 고려를" "인터넷전문은행이 가계대출시장의 혁신 촉매로 역할을 지속할 수 있도록 중저신용대출 비율과 관련한 탄력적 정책이 필요하다. 향후 경기가 침체될 경우 인터넷전문은행 전반에 걸쳐 건전성 악화로 이어질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중앙대학교 경영학부 여은정 교수는 27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 제1세미나실에서 열린 '인터넷뱅크 5주년; New Banking, Make Money – 내 손안의 은행에서 모두의 은행으로 Jump up'을 주제로 한 토론회에서 '인터넷 전문은행 도입 성과와 새로운 도전을 위한 과제'에 대한 주제발표를 통해 "신용대출의 일정 비중을 중저신용자에 대해 의무적으로 대출을 취급하게 한 현 방식 하에서는 중저신용대출 비율을 다소 완화할 필요가 있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인터넷뱅크 5주년; New Banking, Make Money – 내 손안의 은행에서 모두의 은행으로 Jump up'을 주제로 이날 오전 국회 의원회관 제1세미나실에서 토론회가 열렸다. 이날 행사는 은행권 혁신을 위한 인터넷뱅크의 나아갈 방향을 모색하기 위해 마련됐다. 소비자 편의성을 높이고 은행을 포함한 금융권 전반의 혁신을 선도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보자는 취지다.
현재 정책당국의 인터넷전문은행에 대한 방향성과 관련 중신용대출 확대로, 각 인터넷전문은행들은 2021년 이후 2023년말까지 매년 말 목표로 중저신용자 잔액 비율이 설정됐다. 그 결과 '인터넷전문은행=중신용대출'로 고착화가 진행 중이다.
인터넷전문은행의 중금리 대출 비중은 2022년말 기준 토스뱅크는 40%에 육박하고 K-bank·kakao bank는 20%대를 기록하고 있다.
여은정 교수는 "인터넷전문은행 3사의 중금리 대출 비중을 자본규모 대비 일정 수준을 제시하는 방식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면서 "대출이동제 대상에 대한 대출범위 확대 등도 함께 고려해 볼 사안"이라고 말했다.
여은정 교수의 발표를 요약하면, 그간 우리나라 신용대출 시장의 가장 큰 문제점 중 하나는 금리 단층, 즉 시장양극화로 대부업 고금리 대출이 부담스러운 중신용 차주는 적절한 금리로 대출을 받기 어려운 일종의 시장 실패 현상이라는 지적을 받았다. 이에 따른 금융포용의 필요성이 강조되면서 당국과 국회에서는 인터넷전문은행의 역할 중 중금리 또는 중신용 대출 확대를 기대했다. 다만 중신용 차주에게 적절한 금리로 대출을 제공하기 위해서는 기존 은행권과는 다른 신용평가 모형의 활용이 필요한 상태다. 현재 인터넷전문은행들은 자체적으로 각자의 강점에 맞는 요소를 반영한 신용평가 모형을 개발해 운영 중이다.
인터넷전문은행은 그 자체로 중금리 대출 시장을 확대시켰다기보다는 다른 업권을 자극해서 중금리 대출 시장의 규모를 키우고 금리 스프레드를 낮추고 있다.
인터넷전문은행의 성장을 위한 과제도 적지 않다. 우선 고객 편의 증진을 위해서는 일부 업무에 대한 비전자금융거래 방식(대면)이 허용될 필요가 있다. 정부와 공공기관 금융지원사업 참여를 확대해 공공서비스 영역에서 은행 간 경쟁을 촉진하는 방안도 검토할 만 하다. 중저신용자 비중을 배점화하는 등 은행의 실질적인 포용성을 반영하고 강화하는 방향으로 예대금리차 공시·산정방식의 개선도 요구된다. 국내 금융권의 혁신 가속화를 위해 인터넷전문은행에도 다른 금융지주사들과 동일한 투자 여건과 환경을 부여할 필요가 있다. 아울러 핀테크 업종 범위를 확대하고 금산분리 규제 개선을 통한 금융 혁신 정책 방향에 부합될 수 있도록 공정거래법상의 금융업 또는 보험업을 영위에 대해 넓은 해석이 필요하다. ETF 중개를 스몰-라이선스화해 인터넷전문은행도 해당 라이선스를 취득할 수 있도록 개선이 필요하다. 이는 인터넷전문은행이 ETF 중개 시장에 진입할 경우 ETF에 대한 접근성이 강화되고 활발한 수수료 인하 경쟁도 가능할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다. 국내 금융권의 혁신 가속화를 위해 인터넷전문은행에도 다른 금융지주사들과 동일한 투자 여건과 환경을 부여할 필요가 있다. 핀테크 업종 범위를 확대하고 금산분리 규제 개선을 통한 금융 혁신 정책 방향에 부합될 수 있도록 공정거래법상의 금융업 또는 보험업을 영위에 대해 넓은 해석이 필요하다. 여은정 교수는 "인터넷전문은행의 성과를 청년·서민금융 지원을 확대하는 데 적극 활용해야 한다"면서 "인터넷전문은행들은 청년 주거 안정을 위한 정책금융지원에 가장 앞장서고 있고 가장 효과적이고 효율적인 수단으로 자리매김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청년주거안정 관련 대출 실적 등에 가중치를 부여하거나 서민금융 지원 실적 등에 대한 종합적인 공시 방안 등을 강구할 필요가 있다는 설명이다. 여은정 교수의 주제발표에 앞서 금융통화위원회 신성환 위원이 '은행산업 혁신을 위해 인터넷뱅크가 나가야 할 방향'을 주제로 기조강연했다. 신성환 위원은 은행산업이 가진 쿠르노(Cournot) 과점시장의 특성이 기존 은행산업 구조의 한계라고지적했다. 은행 숫자에 맞춰 시장을 분할해 영업을 하면서 나타나는 결과인 셈이다.
쿠르노(Cournot) 과점시장은 제한된 숫자의 경쟁사들이 가격경쟁을 하지 않고 상대방의 생산 의사결정을 감안해 각자의 생산량을 결정하고 이에 따라 시장가격이 형성되는 것을 말한다. 은행산업이 쿠르노 과점시장의 특성을 보이는 것은 규제로 인한 진입장벽으로 인해 제한된 숫자의 은행들이 경쟁하기 때문이다. 또한 예금과 대출이라는 동질적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는 데다 금리 역시 거의 동일한 수준을 제시하는 것도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가격경쟁은 제한적인 반면 금융서비스는 복잡하고, 은행간 금리차이에 대한 고객들의 무관심 등도 원인이다.
이처럼 기존 은행들은 과점 이익을 향유하면서 혁신이나 비용절감에 대한 절실함이 부족하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이에 따라 정책당국은 기존 은행들과 차별화된 인터넷전문은행을 추가로 허용했다. 고도의 혁신 능력, 플랫폼 운영 능력, 데이터 분석 능력 등 차별성으로 기존 은행들에게 혁신과 비용절감에 대한 압박(peer pressure)을 위해서다. 아울러 고도의 데이터분석을 통해 기존 은행산업에서 소외됐던 고객에게 중저신용자 대출, 혁신산업 대출 등 금융서비스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했다. 신성환 위원은 "사용자 중심의 플랫폼 기반 금융서비스 혁신을 지속해 소비자 편의성을 높이고 은행을 포함한 금융권 전반의 혁신을 선도해야 한다"면서 "데이터 기반, 기술 평가 능력 제고 노력 지속을 통해 비용 추정이 어렵다는 이유로 상대적으로 소외됐던 중〮저신용자, 혁신산업 대출 등 금융서비스를 제공해야 할 것"이라고 제안했다. 이어 신 위원은 "한국은행을 중심으로 CBDC, 스테이블코인, 토큰화예금(tokenized deposit) 등을 이용한 금융거래 인프라 구축 작업 진행 중"이라며 "토큰경제(경제적 가치가 있는 자산 등을 토큰화하여 탈중앙화 플랫폼에서 배분하거나 거래하는 경제)에 대비한 미래금융 인프라를 구축하고 실용화에 적극적으로 참여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인터넷뱅크 종사자들이 직접 발제에 나서 생생한 현장 목소리를 전했다. 권미옥 카카오뱅크 매니저, 현주경 K-bank 매니저, 이상민 토스뱅크 매니저가 '청년들의 목소리로 듣는 인터넷뱅크의 혁신과 도약'을 주제로 각각 발표했다.
권미옥 카카오뱅크 매니저는 "기술을 기반으로 고객의 관점에서 금융 혁신과 포용을 확대하고 있다"면서 청년전월세보증금 대출금 6조5898억원(62%), 누적 중저신용대출공급액 7조1064억원, 머신러닝 기반 보이스피싱 사기계좌대응 2115건 등에 대해 설명했다.
현주경 K-bank 매니저는 국내 최초 완전 비대면 10분 계좌 개설, 우대조건 없는 수신상품, 이자를 현금 대신 디지털콘텐츠(음원)로 받는 뮤직K 정기예금, 국내 최초 100% 비대면 아파트 담보대출 출시 등 처음으로 시작한 것들을 소개하며 "은행 방문 없이 모든 업무를 처리하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이상민 토스뱅크 매니저는 "개발인력 비중 55.5%, IT관련 예산비중 54.0% 등 기술력으로 승부하는 은행"이라며 토스 플랫폼 대안정보를 기반으로 머신러닝/딥러닝을 활용한 자체 개발한 신용평가모형으로 5대시중은행 평균 중저신용자 포용비중 16.7%를 크게 웃도는 40.4%를 기록했다고 설명했다.
주제발표에 이어 종합토론이 진행됐다. 토론에는 이병윤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 민세진 동국대학교 경제학과 교수, 조연행 금융소비자연맹 회장, 신진창 금융위원회 금융산업국장, 김영주 금융감독원 부원장보가 참여했다.
이병윤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업무영역이 다양하지 않아 리스크분산에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이 있다"면서 리스크관리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기존은행이 서비스하기 어려운 신용도 범위의 중저신용자 등 니치마켓을 공략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민세진 동국대학교 경제학과 교수는 "인터넷뱅크가 소비자에게 새로운 금융 경험을 제공한 것은 사실이나 혁신적 측면에서 아쉬운 부분은 있었다"면서도 "자율적으로 강화된 보안기준을 갖추고 제도개선을 추진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조연행 금융소비자연맹 회장은 "소비자 권익향상, 후생증진에는 아직도 갈 길이 멀다"면서 "신용평가, 대출심사, 금리정책, 예금시장 등 기존 은행의 방법을 답습하고 있는 만큼 핀테크 장점으로 은행본업에서 시장혁명을 이끌어내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한편, '인터넷뱅크 5주년; New Banking, Make Money – 내 손안의 은행에서 모두의 은행으로 Jump up' 토론회는 국민의힘 정책위원회가 주최하고 윤창현 국회의원과 인터넷전문은행 3사가 공동 주관으로 열렸다. 원본 기사 보기:동아경제 <저작권자 ⓒ 매경파이낸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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