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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감원까지…돈으로 때우는 '장애인 고용의무'

심우현 | 기사입력 2023/10/06 [13:26]

금감원까지…돈으로 때우는 '장애인 고용의무'

심우현 | 입력 : 2023/10/06 [1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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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제공=양정숙 국회의원실    

7개 금융공공기관 장애인 고용부담금

매년 증가세…작년 11억3000만원 지출

 

5년간 산업銀 36억·기업銀 28억 1·2위

중소기업은행 전년대비 10배나 폭증

과태료 납부로 '의무 때우기' 비판에

 

양정숙 "일부기관 법적 충족기준 불만

주택금융公은 납부액 제로…변명 불과"

 

[동아경제신문=이은실 기자] 지난 2022년 중소기업은행의 장애인 고용부담금납부액이 전년대비 10배 폭증한 가운데 금감원의 장애인고용부담금 또한 계속해서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점차적으로 개선된 금융공공기관이 있는 반면 과태료 납부만으로 의무를 때우고 있어 비판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관측된다.

 

5일 국회 정무위원회 양정숙 의원이 산업은행, 중소기업은행, 서민금융진흥원, 신용보증기금, 주택금융공사, 한국자산관리공사, 예금보험공사 총 7개 금융공공기관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1년에 납부한 장애인 고용부담금의 총합은 7억500만원 상당이었으나 2022년에는 다시 11억3000만원 가량으로 4억2500만원이나 증가했다 .

 

특히 중소기업은행은 전년도 대비 무려 10배나 폭증했고, 예금보험공사는 3.2배가 증가했다. 산업은행의 경우도 약 1.2배가 증가했다 .

 

더군다나 모범을 보여야 할 금융감독원은 지난 5년간 지속해서 장애인고용부담금 납부액이 늘어나 12억원에 달하는 부담금을 납부하고 있는 상황이다 .

 

금융 공공기관의 장애인의무고용문제에 대한 비판은 과거 여러 차례에 걸쳐 제기됐고, 국회에서도 2020년에 산업은행 및 중소기업은행의 과다한 고용부담금 납부에 대한 지적이 있었다 .

 

2020년 당시 장애인의무고용률 미달로 인해 중소기업은행의 경우 6억 2800만원, 산업은행은 8억 7200만원을 각 납부했다. 해당 연도의 공공기관 법적 의무고용율은 3.4%였으나, 두 기관은 각각 3%, 2.07%에 그쳤다 .

 

이와 같은 실태를 국회에서 지적하자, 양 기관은 미진한 부분의 개선을 약속했다. 그리고 실제로 2021년에는 중소기업은행의 경우 고용부담금을 3000만원까지 줄였고 산업은행 또한 5억 9000만원 상당으로 줄이는 성과를 냈었다 .

 

그러나 이러한 상황 개선은 일시적인 현상에 불과했던 것으로 보인다 .

 

중소기업은행의 경우 2021년에는 3000만원 가량을 납부했는데 2022년에 3억 500만원 가량을 납부하며 전년 대비 무려 10배 이상이 치솟았다.

 

산업은행의 경우 2021년에는 5억 9000만원을 납부했는데 2022년에 다시 7억 2000만원의 고용부담금을 납부했다. 전년 대비 약 1억 3000만원 가량이 증가했는데, 고용부담금이 1.2배가 늘어난 셈이다 .

 

예금보험공사의 경우에도 2021년도에 약 850만원의 고용부담금을 납부했는데 2022년에는 2786만원을 납부하기에 이르렀다. 전년 대비 3.2배나 증가한 것이다.

 

7개 기관 전체의 납부액을 본다면, 2021년의 경우 7억 500만원 가량에서 2022년의 경우에는 11억 3300만원으로 1년 새 다시 4억 2800만원 가량 증가한 셈이다 .

 

2018년부터 2022년까지 중소기업은행은 5년간 약 28억 3000만원을 산업은행의 경우는 약 36억원을 고용부담금으로 각 납부했다. 두 기관만 합쳐서 5년간 약 64억 3000만원에 달하는 고용부담금을 납부한 것이다.

 

이처럼 지난 5년간의 추세를 감안한다면, 두 기관은 2021년에만 일시적으로 법적 의무를 이행하려고 노력했던 것처럼도 보인다. 특히 두 기관은 7개 기관이 납부한 전체 고용부담금의 89%를 납부하고 있는 상황이다 .

 

5년간 부담금납부액의 수치상으론 산업은행과 중소기업은행이 압도적인 1, 2위를 다투고 있다. 신용보증기금은 3위 (4억 6900만원), 한국자산관리공사가 4위 (2억 7400만원), 서민금융진흥원이 5위 (9600만원), 예금보험공사가 6위 (3600만원) 순이다. 한국주택금융공사는 지난 5년간 납부액이 없다.

 

7개 기관 중 지난 5년간 고용부담금납부액의 가장 낮은 값에 해당하는 예금보험공사의 납부액과 비교한다면 중소기업은행의 납부액은 예금보험공사의 78배에 달한다. 산업은행의 경우에는 100배 정도다.

 

▲ 금융감독원의 의무고용비율 및 장애인 고용률, 고용 부담금 납부 현황. /자료제공=양정숙 국회의원실  © 동아경제신문

 

금융권의 사회적 책임을 강조하는 금융감독원은 모범을 보여야 할 것이지만, 오히려 금감원의 장애인고용부담금은 계속해서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금감원의 장애인 고용비율은 ▲ 2018년 3.1%, ▲ 2019년 2.1%, ▲ 2020년 2.0%, ▲ 2021년 1.7%, ▲ 2021년 1.9% 로 지난 5 년간 평균적으로 2.16%에 불과했다. 같은 기간 동안 법적 의무 불이행으로 인해 납부한 고용부담금은 거의 12억원에 육박한다 .

 

더군다나 금감원은 지난 5년간 지속적으로 임직원 채용인원을 늘려왔다. 채용인원이 늘어났는데, 오히려 장애인고용률은 전체적으로 감소추세가 지속된 것이다. 채용인원을 늘려왔음에도 법적 장애인고용의무는 등한시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서민금융진흥원과 신용보증기금의 경우, 2022년에는 모두 4%가 넘는 장애인고용률을 유지해 점차 개선되는 상황을 보여줬다.

 

주택금융공사의 경우는 2018 년부터 현재까지 법정 장애인의무고용기준을 항상 충족해 한 번도 고용부담금을 납부하지 않았다.

 

양정숙 의원은 "일부 기관들은 장애인고용의무에 대한 법적 기준을 충족하기란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토로하지만 또 일부 기관들은 이를 성실히 준수해 실제로 법적의무고용률을 달성하고 있다는 점을 본다면 이와 같은 변명이 합리적이지는 않은 것으로 보인다"며 "법에서 정해진 의무를 외면한 채 과태료의 납부로 그 의무를 때우려고 한다는 비판을 피하기 위해서는 금융 공공기관들이 지금보다 더욱 노력을 할 필요성이 인정된다"고 말했다 .


원본 기사 보기:동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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