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경제신문=동아경제신문 기자] 10월 23일자 조선일보의 광고란을 보고 나는 나의 눈을 의심했다. 자유민주당(대표 고영주변호사)이 정치 아카데미 수강자를 모집하는 광고였다. 정치 아카데미에 학생으로 수강신청하면 2024년 총선에 적극 추천한단다. 그런데 국민의힘 공천에 추천하는 것이 아니라 자유민주당 253개 지역출마자 모집에 추천하겠다는 것이다. 정치아카데미에 참여한 후에 총선 출마·승리하자는 광고다. 이 정치아카데미에 우파의 대표적인 지식인이 강사로 총출동되었다.
자유민주당 정치아카데미에 수강 신청한 정치초년병이 수료 후 자유민주당이 공천을 주면 총선에서 승리한다는 말인가? 도대체 이 아카데미의 강사진들은 이 말을 믿는가? 그리고 이 광고를 낸 고영주변호사 본인도 이 광고 문안을 믿는가? 강서구 보궐선거에서 자유통일당의 고영일 후보는 꽤 알려진 인물인데도 불구하고 0.66%의 지지밖에 얻지 못했는데 이번 정치아카데미에 수강 신청한 정치지망생을 공천해서 자유민주당이 총선에서 승리하겠다는 것인가? 사기도 이런 사기가 없다. 우파분열로 국민의힘 총선패배만 가져다 줄 것이 뻔한데 왜 고영주변호사같은 훌륭한 우파지도자가 왜 이런 사기를 치는가? 그리고 그 사기에 이춘근, 이용준, 유동열, 조동근, 이석우 같은 저명한 우파이론가들까지 들러리를 세우는가?
그런데 더 기가 막히는 점은 이런 황당한 일이 벌어졌음에도 불구하고 우파진영이 너무 조용한 점이다. 자유민주당은 얼마 전에도 총선 출마자 모집광고를 냈다. 그때 별 저항이 없었는지 이번에는 저명한 우파 지도자들까지 나열해 놓고 다시 총선출마자 모집광고를 냈다. 선명한 우파정당이 의석을 한두 석 가지려는 노력으로 봐줄 수 있다. 그런데 그러려면 지역구출마는 하지 말아야 한다. 그런데 자유통일당이나 자유민주당은 그럴 의사가 추호도 없다. 우리공화당만 강서구 보궐선거에서 중도 사퇴해서 욕을 먹지 않았다.
지금 국민의힘은 자기 변신을 하려고 총력을 다하고 있다. 윤석열대통령이 이념을 강조하면서 너무 강경 우파 기조로 가는 바람에 중도가 등을 돌렸다는 것이 모든 사람들의 진단이다. 국민의힘은 별로 잘못한 것도 없는데 대통령을 견제하지 못하고 따라만 다녔다고 야단을 맞았고 그런데도 자기 변신을 하려고 애쓰고 있다.
그런데 윤석열대통령이 이념을 강조하도록 계속 압박을 가한 사람들이 자유통일당과 자유민주당과 같은 태극기세력이 아닌가? 그러면 국민의힘이 자기반성을 하기 전에 이들 강경우파들이 먼저 자기반성해야 하는 것 아닌가? 그런데 반성은커녕 자유통일당에 이어 자유민주당까지 총선에 출마하여 우파를 분열시키겠다고 한다. 그렇게 해서 총선에서 승리하겠단다. 정말 해괴망측한 논리의 극치다. 이대로 가면 태극기세력은 온건한 우파들로부터 엄청난 지탄을 받을 것이다. 대한민국이 바른 길로 가도록 안내해야 할 강경우파들이 오히려 바른 길로 가는 것을 가로막고 있기 때문이다.
자유통일당, 자유민주당 등 강경우파들, 태극기세력에게 권한다. 두 달만 활동을 중지하기 바란다. 그리고 철저한 자기반성에 몰입하기 바란다. 태극기세력이 자기반성을 철저하게 하지 못하면 국민의힘은 절대로 총선에서 승리하지 못할 것이다.
/공정사회실천연대 이사장 서경석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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