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1조원 규모 콜드체인 산업 HFCs 냉동·냉장장치 주로 제작 이산화탄소 비해 온실가스 수만배
'친환경' 냉매 전환 시급 목소리 자연냉매 생산단가 높고 기술요구 국내 장비개발·제조기반 거의 전무 HFCs 감축 시행땐 관련산업 자멸
냉매전환 보조금 지원범위 확대 냉매처리 설비증설 등 정책지원을
[동아경제신문=이은실 기자] 수산물과 육류 등 신선한 식료품을 보존하고 운송하는 콜드체인 산업이 이산화탄소보다 수만 배에 달하는 온실가스를 일으킨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지구온난화물질인 HFCs 감축을 위해 세제 혜택 등 국가의 정책적인 지원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단, 적극적인 대처방안 없이 시행되면 국내 관련 제조업은 선진국 수입 완제품에 밀려 파괴될 것으로 전망됐다.
4일 오전 10시 국회 도서관 소회의실에서 친환경 냉매 전환을 통한 콜드체인 산업 온실가스 감축 정책 토론회가 개최됐다.
이날 토론회는 민관산학연정이 모여 HFCs를 감축하려는 콜드체인 산업의 우려를 청취하고 합리적으로 규제하고 지원할 정책 방향을 논의하고자 마련됐다.
양이원영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은 "콜드체인 산업은 식품과 의약품 등을 보존하고 운송하는 과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해, 수산물과 육류 등 신선한 식료품을 주산지에서 가정까지 송달한다"며 "재정 지원과 세제 혜택을 통해 기업들이 친환경 냉매로 비용적으로 용이하게 전환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고 말했다.
유영숙 기후변화센터 이사장은 "HFCs는 불소계 가스가 포함돼 있는데, 이산화탄소보다 수만 배에 달하는 온실가스"라며 "올해 발표된 탄소중립 녹색성장 국가전략 및 제1차 국가 기본계획에는 불소계 가스에 관한 내용이 없어, 국가는 불소계 가스에 대한 감축 목표를 제시하고 주관기관을 정해야 한다"고 밝혔다.
권혁중 한국냉동공조산업협회 연구위원, 최준영 대한설비공학회 차기회장, 김영성 한국환경공단 과장이 각각 '콜드체인산업 친환경냉매 냉동장치 보급 활성화 방안', '기업의 자발적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고시 개정 필요성', '냉매관리 현황과 향후 개선방향'을 주제로 발제했다.
권혁중 한국냉동공조산업협회 연구위원의 발표를 요약하면 국내 콜드체인 냉동장치 제조업 시장규모는 연간 약 1조원으로 추정된다. 자연냉매 냉동장치는 독성과 가연성, 높은 압력 때문에 고도의 기술력과 제조역량이 필요해 생산단가가 높아 기존 HFCs 냉동장치에 비해 가격경쟁력이 낮은 점을 꼬집었다.
특히 국내는 아직 HFCs 냉동장치를 주로 제작하고 있기 때문에 자연냉매에 대한 소재, 부품, 장비의 기술개발 및 제조기반이 거의 없는 상태로 현 상황에서 적극적 대처방안 없이 HFCs 감축이 시행되면 국내 콜드체인 냉동장치 관련 제조업은 선진국 수입 완제품에 밀려 파괴된다고 내다봤다.
권혁중 연구위원은 "시장이 R&D에서부터 생산 및 대량 보급, 설치를 거쳐 새로운 냉매로 완전히 전환되는데 4년 이상의 시간이 걸린다"며 "높은 성장율을 보이고 있는 해외시장에 국내 기업이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국가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친환경 냉매 보조금의 지원 범위는 기존 프레온설비 교체 및 신규 설비를 포함하는데 전체 보조금의 규모는 최소 500억으로 사업체당 전체 공사금액의 50%를 지원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준영 대한설비공학회 차기회장의 발표를 요약하면 코로나19는 팬데믹 기간 동안 거래 제한으로 인해 모든 산업의 공급망에 영향을 미쳤고, 그 결과 식품 제조업체는 식품 뿐만 아니라 유통기한을 늘리기 위해 보관에 중점을 두게 됐으며, 이는 콜드체인 시장이 활성화되는 계기가 됐다.
특히 코로나19 발생으로 바이러스 발생을 방지하기 위해 소매시장으로 전환됐는데 이러한 발전은 식품 가치 사슬이 야외 시장에서 부패하기 쉬운 품목을 더 오래 보관하는 콜드체인 모델로 이동해야 할 필요성이 강조돼 보관 기간 동안 콜드체인에 대한 수요를 촉진시켰다.
다만, 탄소국경세가 강화되는 상황에서 글로벌 ESG 기준과 다른 기준을 적용하면 국내 기업의 국제적 신뢰 저하와 제품 수출에 부정적 영향을 유발할 수 있다.
최준영 차기회장은 "국제 기준에 부합되는 기준 적용으로 Low-GWP 냉매 사용을 활성화하고 냉매회수기기의 성능기준 및 기술인력 보유 요건 강화해야 한다"며 "대용량 냉매 폐기처리 기술개발, 기존 냉매처리업체들의 설비 증설 지원방안 및 신규 업체들의 참여를 유도할 수 있는 정책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할당대상업체들의 배출량 산정에 냉매를 포함하고 감축을 유도한다면 법 규제로 강제하는 것 보다 효율적인 냉매관리가 이뤄지며 공공부문과 민간부문에서의 온실가스 감축의 일환으로 냉매에 대한 관리가 체계화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영성 한국환경공단 과장의 발표를 요약하면 지난 2013년 냉매 관리 제도 최초 시행 이후, 관리대상 확대 및 냉매의 안정적인 회수를 위해 2018년 냉매회수업 등록제가 도입됐다.
2018년 식품의 냉동·냉장용, 산업용 기기 추가 및 20RT(약 40kg) 이상으로 관리대상을 확대했으며 냉매 회수업 등록제 도입 및 기술인력 교육 이수 의무화를 신설했다.
2021년 노후된 냉매사용기기를 자연냉매 등 대체냉매를 사용하는 기기로 전환 시 교체비용을 지원했으며 5RT 이상 상업용 냉매사용기기 사용현황 파악을 위한 QR코드 부착을 추진했다.
2022년에는 대형마트 등에서 사용 중인 냉장장치의 HFCs를 친환경 냉매로 대체하는 시스템 개발 R&D 추진했다.
김영성 과장은 "운영실태 정밀조사 추진 등 냉매사용 관리 강화를 위해 20RT 이상 냉매 기기 사업장을 대상으로 누출점검을 실시하고 냉매의 누출 예방 및 적정 회수를 유도해 대기환경보전법, 자원순환법에서 관리 중인 20RT 이상 기기, 폐전자제품·폐자동차 외 냉매 기기에 대한 체계적인 관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HFCS 활동자료 통계구축을 위해 HFCs 물질을 사용한 기기, 제품, 보관용기 등의 수입·제조·판매량 신고 제도 방안과 대기환경보전법 제76조제2항을 활용한 타부처 및 공공기관 활동자료 확보방안, 불소계온실가스 관련 국내 협회와 업무협의를 통한 활동자료 확보 방안을 검토해야한다"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그는 "HFCs 배출량 저감을 위한 제도 개선하기 위해 대체물질 지원 및 보급근거 마련, 국내 협의체 구성 및 운영, HFCs 단계적으로 감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발제에 이어 토론이 진행됐다. 최준영 대한설비공학회 차기회장의 사회로, 이동철 산업부 화학산업팀장, 김진식 환경부 기후전략과장, 김소희 기후변화센터 사무총장, 권혁중 냉동공조산업협회 연구위원, 오종택 전남대학교 냉동공조학과 교수, 윤경미 대한설비공학회 콜드체인부문위원장, 김병효 냉동냉장수협 지도상무가 참여했다.
한편, 친환경 냉매 전환을 통한 콜드체인산업 온실가스 감축 정책 토론회는 더불어민주당 양이원영·이수진(비) 국회의원, 기후변화센터, 대한설비공학회가 공동주최했다. 원본 기사 보기:동아경제 <저작권자 ⓒ 매경파이낸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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