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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몰빵…국가전략기술투자도 빈익빈 부익부

정혁 | 기사입력 2023/10/06 [11:18]

반도체 몰빵…국가전략기술투자도 빈익빈 부익부

정혁 | 입력 : 2023/10/06 [1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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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제공=이정문 국회의원실     ©동아경제신문

국가전략기술 세액공제 투자 신청액

17조원 중 반도체가 98.5%로 '집중'

이차전지 1.4%·백신 0.1% 불과 격차

 

수소·미래차·바이오 투자신청 '제로'

국가전략기술간 투자 양극화 극심…

이정문 "반도체 의존 산업구조 탈피

국가전략기술 균형 육성 방안법 시급"

 

[동아경제신문=이은실 기자] '국가전략기술' 세액공제 투자 신청액 17조원 중 '반도체'가 98.5%로 나타난 반면 '이차전지'는 1.4%, '백신'은 0.1%에 불과해 국가전략기술 투자도 빈익빈 부익부 현상이 심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기술 투자 양극화 해소를 위해 국가전략기술 육성 방안이 수립돼야 한다는 제언이다.

 

국회 과방위원회 이정문 의원(더불어민주당, 충남 천안병)이 산업통상자원부 등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최근 6년간(2018년~2023년 7월) '국가전략기술(17조원)', '신성장·원천기술(10.9조원)' 투자에 대한 세액공제를 위해 기업들이 신청한 투자 금액은 총 27조9000억원으로 집계됐다. 

 

그런데 이 중 반도체에 대한 투자 신청액만 약 16조7000억원으로 총 신청액 27조9000억원의 60%가 넘어, 기술 간 투자 양극화가 극심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반도체가 포함된 '국가전략기술(17조원)' 투자로 한정하면, 반도체의 투자 신청액은 98.5%로 절대다수를 차지한다. 

 

그 외 국가전략기술에 대한 투자는 이차전지 2447억원(1.4%), 백신 148억원(0.1%)순이었고, 디스플레이·수소·미래형 이동수단·바이오 의약품에 대한 투자 신청액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는 그동안 R&D와 시설 투자에 대한 세액공제를 일반 투자와 신성장·원천기술 투자로 차등 지원해 오다, 반도체 등을 둘러싼 글로벌 기술 패권과 공급망 경쟁이 심화하자 2021년부터 3단계 트랙인 '국가전략기술'을 신설하여 추가 세제 지원을하고 있다.

 

국가경쟁력의 핵심 원천인 '국가전략기술'은 현재 반도체, 이차전지, 백신, 디스플레이, 수소, 미래형 이동수단, 바이오 의약품 등 7개로 규정돼 있다.

 

정부는 '조세특례제한법'을 통해 기업의 연구·인력 개발비(조특법 제10조) 및 유형자산·시설(조특법 제24조) 투자에 대해 일정 세액을 공제해 주고 있으며, '신성장·원천기술'과 '국가전략기술'에 대해서는 일반 투자 보다 더 높은 비율로 세액공제를 하고 있다.

 

문제는 정부가 국가전략기술 육성을 위해 여러 기술 투자에 대한 세액 공제를 확대하고 있지만 대다수 기업 투자가 '반도체'로 쏠리고 있다는 것이다. 올해 4월 국가전략기술로 새롭게 추가된 수소, 미래형 이동수단, 바이오 의약품은 물론 우리나라가 큰 강점을 가지고 있는 디스플레이까지 투자 신청 금액이 1원도 없었고, 이차전지(2447억원)와 백신(148억원)도 반도체에 비하면 투자가 거의 전무 하다시피 한 상황이다.

 

그나마 신성장·원천기술 중 '차세대 전자정보 디바이스'에 대한 투자 신청액이 7조 2000억원(26.0%)으로 어느 정도 투자가 이뤄졌지만, 해당 기술도 지능형 반도체·센서, 반도체 등 소재·부품 분야가 주를 이루고 있어 반도체 연관 기술로 분류하는 것이 타당하다.

 

이렇게 국가전략기술 중 일부 기술로만 투자가 쏠리게 된 원인은 글로벌 기술패권 경쟁 시대에 대응하기 위한 정부 차원의 체계적인 전략 수립 및 지원 방안이 제대로 마련되지 못했기 때문이다.

 

현행법상 '국가전략기술' 지정은 기재부 소관의 '조세특례제한법'에서 규정하고 있고(조특법시행령 별표7의2), 국가전략기술 해당 여부, 관련 시설 인정 여부 등은 기재부·산자부 장관이 공동으로 운영하는 '연구개발세액공제기술심의위원회(이하 심의위원회)'에서 심의하고 있다.

 

그런데 원천기술의 연구개발과 지원을 담당하는 과기부가 국가전략기술 지원 체계에서 소외되어 있다는 분석이다. 현행법상 과기부가 '국가전략기술' 지정에 관여할 수 없고, 심의위원회에도 과기부는 국장급(과학기술정책국장) 당연직 위원으로만 참여하고 있다.

 

최근 6년간(2018년~2023년 7월) 심의위원회를 통해 인정된 기술·시설 인정 현황을 살펴보면, 국가전략기술이나 시설로 인정받은 18건 중 반도체가 13건으로 대부분을 차지했고 이마저도 모두 대기업이다. 그 외 백신/디스플레이/수소/미래형 이동수단, 바이오 의약품으로 인정받은 기술이나 시설은 단 1건도 없을 만큼 국가전략기술 간 투자 양극화가 극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렇다 보니 과기부가 추진하는 '국가전략기술 육성방안'과 현행 국가전략기술 지원 체계의 유기적인 연계가 미흡한 상황이다. 과기부는 작년 10월 윤석열 대통령 주재로 개최된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에서 미래성장과 기술주권 확보를 위한 12대 국가전략기술을 선정했다.

 

또한, 올해 '하반기 경제정책방향(2023년 7월)'에서 국가전략기술에 대한 세제지원을 강화하기로 했고, 바이오 의약품 관련 핵심기술 8개를 조특법 상 국가전략기술에 추가하기로 했다(2023년 9월).

 

그러나 과기부가 발표한 12개 국가전략기술 중 세혜택이 가능한 국가전략기술은 6개에 불과하고, 저번 달 22일부터 시행 중인 과기부 소관의 '국가전략기술육성법'도 국가전략기술 선정·관리, 기본계획 수립 정도의 내용만 규정되어 있고 기업 지원의 핵심인 '조세특례제한법'과 연계된 조항은 없는 상황이다.

 

이정문 의원은 "국가 미래 성장 동력 확보를 위해서는 반도체에만 의존적인 산업구조를 탈피하여 국가전략기술 간 균형감 있는 육성 방안을 마련하는 것이 시급하다"며 "'국가전략기술육성법'과 연계한 범부처 국가전략기술 육성 방안 수립을 위해 세제지원 분야에 '국가전략기술육성법'에 따른 국가전략기술을 추가하고 ''연구개발세액공제기술심의위원회'의 법률 상향 및 과기부가 기재부·산자부와 공동으로 심의위를 운영하는 내용의 '조세특례제한법' 개정안을 발의했다"고 제도 개선 방안을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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