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부터 9년간 구축사업 추진 사업단장·팀원 채용에 한해 보내 올해 배정된 예산 소진도 못해
박영순 "2700억 국가사업 방치 ‘한국형 랩 센트럴’ 표방 무색"
[동아경제신문=유경석 기자] ‘한국형 랩 센트럴’을 표방하며 요란하게 시작된 'K-바이오 랩허브 구축사업'이 현재 사업단도 구성하지 못한 채 부실‧졸속 추진되고 있고, 사업 전담 기관장은 퇴임 바로 다음날 사업 관계 대학, 관계 학과의 교수로 재취업한 것으로 드러났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박영순 의원(더불어민주당, 대전 대덕)이 중소벤처기업부와 중소기업기술정보진흥원으로부터 제출받은 국정감사 자료에 의하면, 올해 추진 계획됐던 K-바이오 랩허브 구축사업이 10월 현재에 이르도록 사업추진단 구성조차 못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뿐만 아니라 해당 사업의 전담 기관인 ‘중소기업기술정보진흥원’(이하 기정원)의 전임 원장은 해당 사업 관련 결재를 졸속으로 처리한 채, 퇴임 다음날일 9월 1일 K-바이오 랩허브 구축사업 관계 대학인 연세대학교 송도캠퍼스 바이오융합과정의 교수로 취임한 것으로 드러났다.
'K-바이오 랩허브 구축사업'은 인천 송도 연세대 국제캠퍼스 내에 만들어지는 2726억원 예산의 의약바이오기업 지원 허브 구축사업으로 2023년 올해부터 9년간 추진될 예정이었다. 미국의 ‘보스턴 랩센트럴’과 같이 바이오강국 실현을 목표로 국가 차원에서 바이오 스타트업을 육성하는 목적이다. 중소벤처기업부, 인천광역시, 연세대학교, 중소기업기술정보진흥원이 실무협의체로 추진 중이다.
그러나 올해 8월에서야 2023년 연간계획이 수립되고 9월에야 사업단 채용절차가 시작, 사업 진척 부진으로 올해 배정된 예산을 거의 소진하지 못하는 등 부실‧졸속이 지적됐다. 사업단장, 팀원 채용으로 올해가 다 끝나는 상황이다.
K-바이오 랩허브 구축사업은 사업추진단이 꾸려져야 사업이 시작될 수 있는데, 사업추진단장을 채용할 근거인 사업추진단 운영지침조차 마련되지 않은 상태로 졸속 채용이 진행된 것이다. 또 채용심사위원회, 인사위원회 등을 열지도 않고 주요 의사결정을 8월 마지막주 일주일동안 전부 서면결의로 처리한 문제도 드러났다.
중기부는 4월에 중기부, 인천광역시, 연세대, 기정원으로 실무협의체를 구성했으면서도 현재까지 단 3회의 실무협의를 했을 뿐으로 사업 부실 관리 책임이 큰 것으로 보인다.
사업 추진 과정을 들여다보는 과정에서 전담 기관장의 이권 챙기기 정황도 드러났다.
기정원 전 원장은 퇴임 직전 마지막 일주일동안 K-바이오 랩허브 구축사업 관련 주요 의사결정 사항을 서면결의로 처리하고 8월 31일 퇴임, 그 다음날이 9월 1일 바로 연세대학교 송도 캠퍼스 바이오융합협동과정 교수로 취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해당 사업이 기관장 본인의 재취업 이권 챙기기 도구로 사용된 것이 아닌가 하는 의혹과 함께 퇴직공직자 취업제한제도 위반 논란을 발생시키고 있다. 중기부와 기정원에서는 이 사실을 전혀 몰랐다고 입장을 밝히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2023년부터 2025년 사업 구축과, 2026년 가동되기로 한 K-바이오 랩허브 구축사업은 큰 차질을 빚을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중기부가 2,700억이 넘는 사업을 방치하고 있는게 아니냐는 비판이다.
박영순 의원은 “한국형 랩센트럴을 만들겠다, 바이오산업으로 미래 먹거리를 만들겠다고 큰소리쳤던 이영 장관의 약속은 온데간데 없다”며 “해당 사업이 기관장 재취업에 이용됐다면 이런 것이 R&D 카르텔이 아니면 무엇인가, 나라 돈 없다고 R&D 예산 다 삭감해 놓고 2700억 짜리 국가 사업은 이렇게 방치해놓고 있었다”고 비판했다. 또 “중기부가 현 상황에 대한 책임을 지고 해당 기관의 감사와 철저한 사업 추진‧관리 대책 마련을 요구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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