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설투자·연구인력개발로 세액공제 80% 넘게 서울·경기 지역으로 쏠려
국세감면액 내년 7.6조원 증가 전망 한병도 "수도권 경제집중, 감세 전이 균형발전 촉진 근본 세제개혁 검토를"
[동아경제신문=이은실 기자] 통합투자세액공제 혜택의 80%와 연구인력개발비세액공제의 84%가 수도권 기업으로 흘러들어가 지역 불균형 현상이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균형발전을 촉진할 지방인프라 개선이 시급하다.
15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한병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세청으로부터 제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법인세 신고법인 총 98만2456개 가운데 30%(29만9581개)가 서울 소재 법인이었다.
이들이 내는 법인세액은 총 45조 342억원으로 전체 부담세액(87조 7949억원)의 51%를 차지했다. 수도권(서울·경기·인천)으로 보면 법인세 신고법인 수의 60%, 전체 부담세액의 79%가 수도권에 집중됐다.
특히, 과표구간 200억을 초과하는 주요기업의 분포 격차는 더욱 심각한 것으로 드러났다. 국세청이 한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과표 200억을 초과하는 기업 2052개 중 48%인 982개가 서울에, 21%인 437개가 경기도에 소재하는 기업이었다.
기업이 받는 감세혜택도 수도권에 몰렸다. 지난 2년간(2021~2022년) 통합투자세액공제에 따른 법인세 감면액은 모두 1조 9337억원으로, 이중 80%에 해당하는 1조 5480억원의 감세혜택이 수도권 기업에게 돌아갔다.
통합투자세액공제는 정부가 기업들의 투자를 늘리기 위해 2020년 세법개정을 통해 신설한 제도다. 기업이 시설에 투자하면 투자 금액의 일부를 법인세나 소득세에서 공제받을 수 있다.
지역별로 보면 지난 2년간 통합투자세액공제 혜택은 경기도(1조 1615억원·60.1%)가 가장 많이 받았고, 이어 서울(3351억원·17.3%), 충남(726억원·3.8%) 순이었다. 이 밖에 강원·대전·광주·전남 등 대부분 지역이 받은 세제 혜택은 전체 비중의 1%에도 못 미쳤다.
기업의 연구개발(R&D) 확대를 유도하기 위한 연구인력개발비 세액공제 혜택도 수도권 차지였다. 지난해 기업이 받은 연구인력개발비 세액공제 혜택은 총 3조 6173억원이었는데, 이 중 84%(3조 377억)가 수도권 몫이었다. 마찬가지로 강원·광주·전북·전남·세종 제주가 받은 혜택은 0%대에 그쳤다.
향후 수도권의 세제혜택 쏠림 현상은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 2일 기획재정부가 낸 ‘24년도 조세지출예산서’를 보면 비과세·감면을 통한 국세감면액은 올해 약 69조 5000억원에서 내년 77조 1000억원으로 7조 6000억원 늘어난다. 산업·중소기업·에너지 분야의 감면액 증가폭이 두드러진다. 이들 분야의 분야 감면액 규모는 올해 19조 2000억원에서 23조 6000억원으로 4조 3000억원(22.4%) 증가한다.
특히 정부의 기업 감세 정책에 따라 통합투자세액공제는 3조 6000억원, 연구인력개발비 세액공제는 1696억원 각각 증가할 전망이다. 그간 관련 공제액의 80% 가량이 수도권에 몰렸던 점을 감안하면 해당 공제액 증가분의 대부분은 다시 수도권으로 흘러들어갈 가능성이 높다.
한병도 의원은 "수도권의 심각한 경제력 집중이 결국 감세혜택의 수도권 집중으로 전이되고 있다"며 "균형발전을 촉진할 수 있는 근본적인 세제개혁을 적극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원본 기사 보기:동아경제 <저작권자 ⓒ 매경파이낸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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