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민생대책 '신규자금 공급' 발표 대부분 이미 책정계획…추가예산 없어
이장섭 "실제 공급량 평소와 차이 안나 정부 새로 수십조 푸는 것처럼 포장해"
[동아경제신문=이은실 기자] 이장섭 국회의원(더불어민주당, 청주 서원구)이 중소벤처기업부와 중기부 산하기관의 제출 자료를 분석한 결과, 정부가 매년 명절이면 수십조원의 신규자금을 풀어 소상공인·중소기업에 유동성을 공급하겠다고 홍보하고 있지만 실제 지원실적은 오히려 저조하거나 평소와 큰 차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는 올해 추석 민생안정 대책의 일환으로 소상공인·중소기업의 자금 흐름 지원을 위해 명절 전후로 역대 최대인 43조원 규모의 신규자금(대출·보증)을 공급하겠다 밝혔다.
중소벤처기업부(이하 중기부)가 밝힌바에 따르면 43조원의 추석 명절 신규자금 중 정책금융기관을 통해 공급되는 자금은 총 7조2000억원으로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 7000억원,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3000억원, 기술보증기금 9000억원, 지역신용보증재단 1조 7000억원, 신용보증기금 매출채권보험 3조 6000억원에 달한다.
그런데 이는 기존에 공급되고 있는 자금에 추가되는 예산이 아니라 당초 기금운용 계획되어있는 예산에 불과해 실제 공급량은 평소와 큰 차이가 없다는 것이 이 의원의 주장이다. 어차피 계획대로 집행할 예산을 잘 집행하겠다는 이야기를 정부가 마치 무언가 예산을 추가해 신규자금이 공급되는 것처럼 포장했다는 것이다.
또 이러한 주장에 따라 정부가 명절을 맞아 정책금융기관들이 평상시보다 더 공급하는 실제 자금 규모를 이 의원이 추산한 바에 따르면, 기관마다 차이가 있지만 정부가 홍보한 금액의 9분의 1수준에 불과한 곳도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소진공의 직접대출을 예로 들면, 정부는 올해 추석 명절 전후 두 달간 소상공인 직접대출 자금을 1500억원 공급할 예정이라고 발표했지만, 소진공의 올해 월 평균 공급계획 규모인 650억원의 두 달치를 제외하면 올해 명절에 더 공급되는 예산은 정부가 홍보한 것에 비해 초라한 200억원 수준에 불과했다.
다른 정책금융기관의 대출이나 보증 역시 이와 비슷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 역시 7000억원 공급한다 밝혔는데 평소 계획 대비 늘어난 금액은 2,800 수준이었고, 기술보증기금의 보증 역시 평소 계획 대비 1000억원 정도 늘어난 것으로 밝혀졌다.
게다가 이 의원이 소진공으로부터 제출받은 명절 기간 정책자금 지원실적 자료에 따르면, 2018년부터 2022년까지 최근 5년간 추적 명절 전후 지원실적은 총 1조 3256억원으로 평소 공급 실적 2조 6804억원의 절반 수준에 불과해 평소보다 오히려 지원 금액이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진공의 경우에는 추석 지원 실적은 평소보다 많았으나, 설 명절 지원 실적이 4조 58억원으로 평상시 같은 기간 공급 실적 4조 4188억원 보다 적은 것으로 나타났고, 기술보증기금 역시 설 명절 지원 실적이 1조 6926억원으로 평시 3조 3883억원의 절반 수준에 불과했다.
이장섭 의원은 "매년 명절마다 수십조의 돈이 풀린다고 해서 기대를 품고 정책금융기관에 문의했더니, 예산이 없다고 하는 이유가 밝혀졌다"며, "이 같은 행위는 정책자금만 애타게 기다리는 소상공인·중소기업을 헛걸음하게 하며 두 번 죽이는 행위이기 때문에 사기나 다름없는 이러한 행태는 반드시 근절되어야 한다"고 전했다.
이어 "가파른 물가상승과 고금리 등으로 모두가 어려운 시기인 만큼 명절마다 이러한재탕, 삼탕, 맹탕 정책이 아니라 더욱 실효성 있는 민생 대책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원본 기사 보기:동아경제 <저작권자 ⓒ 매경파이낸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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