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외환시장 안정 목적 채권 발행잔액 378조 달해 이자만 해수부 일년치 살림 홍성국 "기회비용·유지비용 과도한 측면, 안정성 살펴야”
[동아경제신문=김선아 기자] 외환시장 안정을 목적으로 국가가 발행한 채권의 잔액이 지난해말 기준 378조원에 이르렀다. 이에 따른 이자지급액만 연간 7조원이 넘어 ‘기회비용을 위한 비용’이 과도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소규모 개방경제 국가이자 수출 제조업 국가인 우리나라의 시장은 대외 변수에 취약한 구조적 특성을 갖는다.
이 때문에 정부는 외환정책의 목표를 통화가치 안정에 두고, 환율의 변동성을 최소화시키기 위한 외환시장 개입 수단을 활용하고 있다.
대표적인 수단이 ‘외환시장 안정용 채권’ 발행이다. 정부와 중앙은행이 임의로 원화 또는 미 달러화를 매입하거나 매도해 시중의 통화량을 변화시키는 것이다.
국회 홍성국 의원실에 따르면 2022년말 기준 외환시장 안정용 채권의 전체 발행잔액은 총 378조4000억여원으로 집계됐다.
채권의 유형별로 살펴보면 외평기금의 자금을 조성하기 위해 공자기금이 발행하는 ‘외환시장 안정용 국고채’가 253조9000억여원으로, 전체 발행잔액의 3분의 2를 차지했다.
이렇게 조달한 자금으로 외환보유액을 확충하기 위해 외평기금이 발행하는 ‘외화표시 외평채’의 잔액은 11조8000억여원으로, 역대 최대치를 찍었다.
두 국채를 발행함으로써 영향을 받은 시중의 유동성은 ‘통화안정증권(통안채)’을 발행해 다시 조절하는데, 이 잔액은 112조7000억여원에 이르렀다.
원화를 팔면 달러가 생기는 방식의 외환시장 안정용 채무는 적자성이 아닌 금융성 채무로 인식돼 ‘외환정책 기회비용’으로도 불려진다.
그러나 발행잔액이 GDP의 18%에 이르는 수준으로 불어나 매년 이자지급액으로 발생하는 비용도 만만치 않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홍 의원실이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외환시장 안정용 국고채, 외화표시 외평채, 통화안정증권의 발행에 따른 총 이자지급액은 7조2000억여원에 이르렀다.
이는 해양수산부가 일본 방사능 오염수 대응 예산을 늘리며 편성한 내년도 예산안 6조6233억원을 훨씬 웃도는 규모다. 같은 돈으로 제주특별자치도는 1년치 살림을 꾸릴 수 있다.
채권별로는 발행잔액 규모순과 동일하게 외환시장 안정용 국고채의 이자지급액이 5조원으로 가장 많았고, 통화안정증권의 이자가 1조9000억원, 외화표시 외평채의 이자가 3천억원으로 뒤를 이었다.
홍성국 의원은 “외환시장 안정을 위한 기회비용도, 그 기회비용을 유지하기 위해 드는 이자비용도 적정수준인지 검토할 필요가 있다”며 “장기적으로는 줄어드는 추세지만 대외 불확실성이 높아진 만큼 안정성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원본 기사 보기:동아경제 <저작권자 ⓒ 매경파이낸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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